단백질을 꾸준히 챙겨 먹고 있는데 왜 근육은 안 늘까요? 저도 한동안 단백질 쉐이크를 챙겨 마시면서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착각이었습니다. 40대 초반인 저는 고지혈증과 당뇨 전단계를 함께 갖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쉐이크 같은 액상 형태는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으니 씹어서 먹는 방식으로 바꾸라고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진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단백질 섭취,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매일 단백질을 음식으로 챙겨 먹는 게 얼마나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60kg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은 72g에서 96g 수준입니다. 그런데 계란 두 개에 든 단백질은 12g에 불과합니다. 아침에 계란 두 개 먹고 두부 한 모 먹었다고 단백질 충분히 챙겼다고 생각하셨다면, 저처럼 완전히 잘못 알고 계셨던 겁니다.
여기서 PDCAAS(단백질 소화 흡수율 보정 아미노산 점수)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PDCAAS란 식품 안에 든 단백질이 실제로 우리 몸에 얼마나 활용되는지를 0~1점으로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달걀은 이 점수에서 만점을 받습니다. 먹는 단백질이 거의 100% 몸에 흡수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가성비 최고의 단백질 식품은 뭘까요? 저도 알고 나서 좀 놀랐는데,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황태채입니다. 100g당 단백질이 70g 이상으로, 같은 무게 기준으로 달걀보다 약 여섯 배 많습니다. 명태를 바람에 얼렸다 녹였다 반복하며 말리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고 단백질이 극도로 농축되기 때문입니다. 황태채 30g만 제대로 먹어도 한 끼 단백질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고등어를 집에서 구워 먹는 게 한 달에 한 번도 쉽지 않습니다. 냄새 때문에 자꾸 미루게 됩니다. 그런데 고등어를 빼기가 아깝습니다. EPA와 DHA가 풍부한 오메가3 공급원으로, 연구에 따르면 오메가3를 보충한 시니어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근단백 합성 속도가 유의미하게 빨랐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여기서 근단백 합성이란 식이 단백질이 분해되어 근육 조직으로 재조립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속도가 빠를수록 같은 양을 먹어도 근육이 더 잘 만들어집니다.
근육을 만들기 위한 단백질 공급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달걀: PDCAAS 만점, 류신 풍부, 노른자에 비타민D 전구체 포함
- 황태채: 100g당 단백질 70g 이상, 타우린과 글리신 함유
- 고등어: 오메가3(EPA·DHA) 고함량, 저렴한 가격
- 소고기 홍두깨살·사태: 헴철과 아연 풍부, 결합 조직에서 글리신 공급
- 두부: 이소플라본으로 항염 환경 조성, 씹기 부담 적음
근막 건강이 먼저입니다
단백질을 충분히 먹는데도 근육이 안 느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보셨나요?
그 답이 저는 처음엔 잘 납득이 안 됐습니다. 바로 근막(fascia) 때문입니다. 여기서 근막이란 근육 하나하나, 장기, 뼈까지 온몸을 감싸고 연결하는 결합 조직 그물망을 말합니다. 닭고기 껍질을 벗겼을 때 살 위에 붙어 있는 얇고 반투명한 흰색 막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먹은 단백질, 즉 아미노산이 근육 세포까지 도달하려면 반드시 이 근막을 통과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근막의 60~70%가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콜라겐은 20대 이후 매년 약 1%씩 줄어들기 시작하며, 40대가 되면 이미 20% 가까이 감소한 상태입니다. 저는 40대 초반인데 벌써 무릎이 아픕니다. 지방이 근육보다 많은 몸 상태에서 이미 콜라겐 손실이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근막이 굳으면 세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 근막 안 모세혈관이 눌리면서 혈류가 줄어 아미노산이 근육 세포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둘째, 산소 공급이 줄어들며 만성 염증 물질이 쌓여 근합성 신호 자체를 방해합니다. 셋째, 근막의 수분 통로가 막혀 영양 이동 경로가 폐쇄됩니다. 근막이 살아 있을 때와 굳어 있을 때 같은 단백질을 먹어도 근육 합성 효율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콜라겐 합성에 꼭 필요한 것은 뭘까요? 바로 비타민 C입니다. 비타민 C가 없으면 프롤릴 하이드록실라아제(prolyl hydroxylase)라는 콜라겐 합성 효소 자체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프롤릴 하이드록실라아제란 콜라겐 분자를 안정적인 나선형 구조로 결합시켜 주는 핵심 효소입니다. 재료가 아무리 쌓여 있어도 이 효소가 없으면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브로콜리와 청경채 같은 채소가 단순한 곁들임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브로콜리 100g에는 비타민 C가 약 90mg 들어 있어 하루 권장량을 거의 한 번에 채울 수 있습니다(출처: 국가표준식품성분표, 농촌진흥청).
당뇨 전단계인 저에게 의사 선생님께서 특히 강조하신 것이 바로 근육 운동이었습니다. 근육이 포도당을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하는데, 근육량이 줄면 이 창고가 작아져서 혈중 포도당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혈관 속을 떠돌게 됩니다. 그게 고혈당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잘 먹지도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이 뜨거운 여름에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를 달고 산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벽 하나로 하는 저항운동
그렇다면 음식만 제대로 먹으면 충분할까요? 아닙니다. 식단이 재료를 공급한다면, 운동은 그 재료가 쓰일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저항운동(resistance exercise)이란 근육이 저항을 이겨내는 힘을 발휘하도록 유도해 근섬유를 자극하고 근합성을 촉진하는 운동 방식을 말합니다. 헬스장 기구를 써야만 가능한 게 아닙니다. 벽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균형을 잡아주니 낙상 위험도 거의 없고, 자세를 바르게 유지할 수 있어 효과도 더 잘 납니다.
벽을 활용한 기본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벽 푸시업: 가슴·어깨·삼두근·코어를 동시에 자극, 3초 내려가고 3초 올라오기, 10~15회 3세트
- 카프 레이즈(뒤꿈치 들기):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 하지 혈액 순환을 돕는 운동, 3초 올리고 4초 천천히 내려오기, 10~15회 3세트
- 킥백(다리 뒤로 차기): 대둔근 강화, 의자에서 일어나는 힘을 키워줌, 엉덩이 조임에 집중, 한쪽 10~15회씩 3세트
- 사이드 레그 레이즈(다리 옆으로 들기): 중둔근 강화, 걸을 때 골반 안정성 확보, 30~40도 각도로 들어 올리기
- 와이드 스쿼트: 허벅지·엉덩이·내전근·코어를 한 번에 자극, 발을 어깨너비 1.5배로 벌리고 발끝 45도, 3초 내려가기
제가 직접 해봤는데, 이 중 카프 레이즈는 생각보다 훨씬 쉽게 루틴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 싱크대 앞에서 그냥 하면 되니까요. 내려가는 구간을 4~5초로 천천히 가져가는 게 핵심이라는 것도 해보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정리하면 단백질을 잘 먹는 것과 그 단백질이 근육까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저처럼 40대에 이미 무릎이 아프거나 당뇨 전단계,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황태채 달걀국 한 그릇, 브로콜리 한 줌을 의식적으로 챙기는 것에서 시작해 벽 한 면을 이용한 저항운동을 더하는 것, 그게 지금 저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입니다. 오늘부터라도 한 끼씩 바꿔 나가 보려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기저 질환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식단과 운동 계획을 조절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