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I 25~30 구간이 사망률이 가장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의심부터 했습니다. 살을 빼야 건강하다는 말을 수십 년째 들어온 터라, 이게 면죄부처럼 느껴져서 오히려 불편했거든요. 그런데 데이터를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건강에 대해 꽤 많은 것을 거꾸로 알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당이 문제인 이유, 과일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서 새로 발표된 건강 지침이 단순당 섭취 제한을 강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이건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단순당이란 탄수화물이 소화 과정에서 최소 단위로 분해된 포도당과 과당을 가리킵니다. 분자량이 500 이하로 작아지면 혀의 미각 세포가 달콤함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 성질이 과식을 유발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과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과일이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워낙 강하다 보니, 다이어트 중에도 과일만큼은 마음 놓고 먹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한때 아침마다 사과와 바나나를 갈아 마시면서 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뿌듯해했는데, 사실 이게 역효과였을 수 있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습니다.
과당은 포도당과 다르게, 소량만 먹어도 일정 부분이 지방으로 전환됩니다. 포도당은 에너지로 먼저 쓰이고 남는 양만 지방이 되지만, 과당은 대사 경로 자체가 달라서 섭취량에 관계없이 지방 합성 쪽으로 흘러가는 비율이 높습니다. 곰이 동면 전에 산속 과일을 폭식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 열량을 체지방으로 비축해 두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과일을 완전히 악마화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과일에는 식이섬유, 비타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적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비만이나 당뇨가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과일을 적당량 먹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미 혈당 조절이 어렵거나 체중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라면 과일을 건강식으로 분류해서 무제한으로 먹는 건 과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단순당 섭취를 줄일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설탕이 첨가된 음료와 가공식품보다 액상과당 함량을 먼저 확인한다
- 과일은 통째로 먹되, 갈거나 짜서 주스 형태로 마시면 흡수 속도가 빨라지므로 주의한다
- 식사 후 디저트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이미 올라간 혈당 위에 과당을 추가하는 셈이라 피하는 것이 낫다
동맥경화증을 막는 삼중주, 그리고 스타틴 논란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은 동맥경화증입니다. 동맥경화증이란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쌓이며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것이 뇌혈관에서 일어나면 뇌졸중, 심장 관상동맥에서 일어나면 심근경색증, 팔다리 혈관에서 일어나면 사지동맥경화증으로 이어집니다.
이 동맥경화증을 가속화하는 것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의 삼중주입니다. 고혈압은 혈관 내벽에 물리적인 상처를 내고, 그 틈으로 LDL 콜레스테롤이 파고들어 염증 반응이 생깁니다. 여기서 LDL 콜레스테롤이란 혈액 속 저밀도 지단백질을 가리키며,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립니다. 이 염증 과정을 당뇨가 증폭시키는 구조입니다. 세 가지 중 하나만 있어도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셋이 겹치면 진행 속도가 크게 빨라집니다(출처: 대한뇌졸중학회).
스타틴은 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대표적인 약제입니다. 스타틴이란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억제하는 효소 억제제로, 수만 명 규모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과한 몇 안 되는 약 중 하나입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예방 효과가 수치로 입증된 만큼, 의료계에서 신뢰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스타틴을 먹으면서 밤마다 다리에 쥐가 난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이런 경험을 들은 적이 있고, 처음엔 단순한 피로 때문이겠거니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타틴은 간뿐 아니라 근육 세포의 콜레스테롤 합성도 억제하는데, 근육 세포는 콜레스테롤로 세포막을 보수합니다. 이 과정이 방해받으면 근육 기능 이상이 오고, 그 첫 번째 신호가 경련, 즉 쥐가 나는 증상입니다.
문제는 이 증상이 임상시험 데이터에서 뚜렷하게 잡히지 않아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환자는 분명히 불편함을 느끼는데, 의사 입장에서는 검사 수치에 이상이 없으니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스타틴 논란의 진짜 핵심이라고 봅니다. 약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커뮤니케이션 없이 무시하는 과정이 불신을 키운 것입니다. 스타틴이 꼭 필요한 분이라면 부작용 가능성을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복약을 유지하는 게 맞고, 불필요하게 처방된 경우라면 중단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 판단은 환자 본인의 위험 요인과 수치를 종합해서 의사와 함께 내려야 합니다(출처: 국립중앙의료원).
비만역설 데이터도 같은 맥락에서 조심스럽게 봐야 합니다. BMI 25~30 구간의 생존율이 높게 나오는 건 주로 60세 이상의 노년층 데이터에서 두드러집니다. 이 결과를 40대 이하 성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위험합니다. 중년의 경도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동맥경화증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인슐린 저항성이란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반응하지 못해 혈당이 잘 떨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살을 빼려 하지 말라"는 조언은 뇌졸중 이후 재활 중인 환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지,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일반 원칙이 아닙니다.
건강 정보는 늘 맥락과 대상이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이걸 빼놓고 결론만 듣다 보면, 좋은 정보도 엉뚱한 방향으로 적용하게 됩니다. 혈관 건강이 걱정된다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세 가지 수치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단순당을 줄이고, 무리한 운동보다는 꾸준히 걷고, 스타틴이 처방됐다면 증상을 의사와 충분히 이야기하면서 복용하는 것, 이 세 가지가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거창한 비법보다 이 기본들이 훨씬 더 어렵고, 동시에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문제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grXlaImNtU